'거짓말 하지 마세요' 보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게 더 좋은 이유.
앞에 1에서 10까지 10개의 숫자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만 머릿속에 떠올려 보십시요. 어떤 숫자를 떠올렸습니까?
과학자들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사람들이 1~10까지 열 개의 숫자 중에서 머릿속에 떠올리는 숫자는 짝수보다 홀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입니다. 확률적으로 보면 홀수와 짝수 모두 똑같이 50퍼센트가 나와야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짝수를 떠올린 사람은 20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0퍼센트는 홀수를 떠올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브라언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위의 실험 결과를 보고 '상황에 약간 변화를 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이 방금 머릿속에 떠올린 숫자를 말하는 대신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방금 떠올린 숫자가 만약 짝수라면 5,000원을 준다고 말한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이 떠 올린 숫자는 무엇일까요?
재미있게도, 이 실험에서 '짝수'라고 응당한 사람 비율은 전체의 50퍼센트에 달했습니다. 사실은 홀수를 떠올렸으면서 돈을 받기 위해 거짓말한 사람 비율이 30퍼센트 정도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 신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심했고, 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2가지 '양심 경고등'을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양심 경고등 A : 거짓말 하지 마세요.
·양심 경고등 B : 거짓말쟁이 가 되지 마세요.
둘 중 어느쪽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어느 문구가 우리 마음에 좀 더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답을 맞힐 수 있습니다. 답은 B입니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는 문구보다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B그룹에서는 '짝수라고 답한 사람이 비율이 20퍼센트' 정도 나왔습니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A그룹은 여전히 50퍼센트 정도로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는 양심 경고등이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 된 것입니다.
이 실험의 뿌리는 범죄 심리학 연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애초에 범죄자는 왜 범죄를 저지를까? 라는 생각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그 일이 즐거워서 죄를 짓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대부분의 복잡하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몰리다가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의 심리를 살펴보면 '원래 나는 선량한데 이번에는 특별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라고 마음에 뚜껑을 덮고 봉인한 상태에 가깝다.
인간으로 마땅히 지녀야 할 양심이 있고 죄책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이 '날 때부터 악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짜 인격'과 '실제 행동'은 별개로 치고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자신을 심리전 안전 구역으로 피난 시키려고 애쓴다고 하는 것입니다.
양심 경고등 A의 대상자는 허위 신고라는 '행위'만 언급 했지만 양심 경고등 B는 '인격' 그 자체를 언급했습니다. 그러므로 A보다 B가 훨씬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은 선거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투표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한 표를 행사해 민주시민으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라는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효과를 교육 현장은 물론이고 사내 연수나 스포츠 강습 등 다양한 삶의 상황에서 적절히 응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면 '범죄 따위는 저지르지 마라'라는 말보다 '범죄자가 되지 마세요'라는 말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배신하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배신자가 되지 마세요'라는 말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게으름 피우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게으름뱅이가 되지 마세요'가 '낭비하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낭비하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라는 말이 좀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항상 웃으세요' 보다 '잘 웃는 사람이 돼라'가 '내 상황을 이해해 주세요'보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라는 말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또 '울지마'보다 '울보가 되지 마'라는 말이 좀 더 울림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 삶에서 적절한 예를 얼마든지 떠 올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프로포즈할때 이점을 고하여 멘트를 작성해 보세요. 예로 '나와 결혼해 주세요'라고 말하기 보다 '나의 평생 반려자가 되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결혼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을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아이디어를 일상에 잘 써먹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미세한 문구 차이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