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표현, 얼굴표정의 정의
과학자들은 사람의 표정을 자기 자신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사람이 혼자 있을 때에는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지만 누군가와 교류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다양한 표정을 드러낸다면서 말이다.
비언어적 신호는 상대와의 소통이 시작되었을 때 더욱 분명하게 이미지화된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정장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을 봤는데 자세히 보니 당신의 대학 동기였다고 상상해보라. 그런데 때마침 그녀도 당신을 보고 반가운 기색을 드러낸다면 이런 오랜만에 우연히 대학 동기와 마주치는 상황이 온다면 사람들은 대개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 할지 고민이 빠진다 그리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과거에 그녀와 맺었던 친분의 정도와 그녀에 대한 개인적 호감도 등을 계산한다.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그녀가 현재 어떤 몸짓을 보이고 있는지도 물론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계산을 마치고 다가가 적절한 제스처를 보이기까지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타고난 '행동 계산기'이다.
그럼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이 경우에도 두 사람의 우정의 깊이를 가능하기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두 친구가 서로를 발견하고 보이는 반응, 즉 포옹하기 위해 다가갈 때 팔을 벌린 넓이를 보면 두 사람의 친밀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산대에 대한 감정이 좋을수록 양팔을 더 넓게 벌리고 또 더 세게 포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다지 친한 사이가 아닐 경우에는 팔을 벌리는 폭이 좁아지고 포옹의 간도도 약해진다. 물론 별로 친하지 않으면서 친한 척하는 경우에도 이를 알아차릴 수 있다. 두 사람이 구부정한 자세로 포옹을 나누는, 상상만으로도 어색한 장면이 포착될 테니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상대를 관찰하고 그에 맞는 반응을 보일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