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vs 근력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하는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있다.
고혈압 환자는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운동하면 혈관을 수축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 엔도텔린 등의 호르몬 분비가 감소되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프로스타글란딘, 산화질소 같은 물질이 증가돼 혈압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혈관 길이가 늘어나고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무작정하는 운동은 좋지 않다.
유산소 운동이 우선
모든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5~7㎜Hg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근력 운동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유산소에 비해 혈압 감소폭이 미미하다’는 게 정론이다. 순간적으로 큰 힘을 쓰는 근력 운동을 하면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유산소 운동을 메인으로 30분 이상 한 후, 근력 운동은 남는 시간에 곁들여하는 게 좋다.
경쟁 운동 피해야
대한고혈압학회는 빨리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을 혈압 관리 운동으로 추천한다. 강원대 간호학과에서 발표한 메타 분석 논문에 따르면 혈압 강하 효과가 가장 큰 운동은 수영·아쿠아로빅(수축기 혈압 기준 평균 14.78㎜Hg 감소)이었다. 그 외에 자전거 타기는 평균 6.82㎜Hg, 걷기 또는 달리기는 평균 6.26㎜Hg, 에어로빅·댄스는 평균 6.16㎜Hg 감소했다. 경쟁해야 하는 운동인 축구·스쿼시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지나치게 승리에 집착하다 무리하게 움직이면 심혈관 질환이나 부상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강도는 등에 땀 날 정도
고혈압 환자는 운동 강도에도 신경 써야 한다. 너무 약하면 산소 소모량이 늘지 않아 혈압 감소 효과가 없고 과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중강도 운동’을 권고한다. 중강도는 운동했을 때 등에 살짝 땀이 나고, 숨이 찬 정도다. 운동이 끝난 42~72시간 뒤에 뻐근한 근육통이 오면 고강도 운동, 운동 중 땀이 전혀 나지 않으면 저강도 운동이다. 예를 들어, 점심식사 후 편안하게 산책하는 정도의 운동은 혈압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대사증후군은
혈관을 병들게 하고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이거나 ▲혈압이 높거나 ▲혈당이 높거나▲중성지방이 높거나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낮은 5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진단한다.
5가지 진단 요인 가운데 대사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은 고(高) 중성지방혈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남성에서 고혈압·복부 비만, 여성에서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고혈압 순이었다.
대진대 식품영양학과 최경숙 교수팀이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64세 성인 2978명(남 1238명, 여 174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관련 각종 지표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은 사람이 보유한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1위는 고중성지방혈증(남 86.5%, 여 86.0%)이었다. 2∼3위 위험요인은 남성은 고혈압(80.7%)·복부 비만(73.6%), 여성은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77.3%)·고혈압(71.8%)이었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건강한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5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 커지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 가능성은 2.6~4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은 사람은 단백질·탄수화물 등 주요 영양소를 적게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칼슘·비타민 A·비타민 C의 섭취가 적었다. 혈압을 올리는 요인으로 알려진 나트륨 섭취량은 많았다.
대사증후군 예방(식습관·운동법)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과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여러 질환이 개인에게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지방간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만병의 근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실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상 체중인 사람은 5%만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비만 환자는 절반이 넘는 60%가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식물성 지방 섭취 늘려야
현대인의 서구화된 식습관은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의 섭취량을 늘리고 있다. 이는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빵이나 과자 등 가공식품에 함유된 트랜스지방 또한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하루 총 섭취 칼로리의 2% 이상을 트랜스지방으로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23%까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섭취를 최소화하고 식물성 지방인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도록 한다. 또한 탄수화물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고, 신선한 야채와 고단백 식품 섭취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할 경우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전환돼, 체내 중성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
운동은 1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므로, 빠른 걷기와 자전거 타기 등 중증도 운동을 1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하도록 한다. 달리기, 수영 등 고강도 운동은 75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도 신체 기능을 높이고 혈당과 혈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만큼,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연은 필수, 음주는 소량만
흡연 시 체내에 축적되는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산화가스 등 독성 물질은 대사 이상과 내피 세포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또한 아드레날린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 수를 증가시킨다. 특히 흡연은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인자로,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기도 한다. 과도한 음주 역시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인다. 음주량이 늘면 혈압이 상승하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알코올 섭취량(남성 40g 이하, 여성 20g 이하) 정도의 음주는 할 수 있지만, 과도한 음주를 자주 하지 않도록 절제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 25%낮추는 음식
갈비찜·아귀찜·달걀찜 등 찜 음식(steamed food)을 즐기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찜 음식이 대사증후군 등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농촌 지역 등 시골 주민에게 더 두드러졌다.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최정화 교수팀이 경기도 안산·안성에 사는 중년 이상 여성(40∼69세) 4056명을 대상으로 찐 음식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중년 이상 여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38.4%였다. 주 1∼3회 이상 찜 음식을 먹는 여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이보다 25% 낮은 24.9%였다. 특히 농촌 거주 여성에서 찜 음식의 건강상 이점이 더 뚜렷했다. 도시 거주 여성에겐 찜 음식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찜은 어패류·육류·채소 등 각종 식재료를 약간의 물과 함께 오랫동안 끓이거나 뜨거운 수증기로 쪄서 만드는 음식이다.
최 교수팀은 논문에서 "매주 1∼3회 이상 찜 음식을 먹으면 대사증후군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끓는 물에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를 이용하는 찜 요리는 튀김이나 로스팅(굽기)보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한 메타분석에선 증기가 식품에 든 각종 항산화 성분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튀김 요리는 트랜스 지방이나 독성 물질의 생성을 높일 수 있다. 식품을 직접 가열하면 아크릴아마이드 등 잠재적 발암물질이나 HCA 등 독성 물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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